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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투자

금 가격과 은가격의 50년 흐름 분석

by godblesses(민리)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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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은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자산 보존 수단이자 교환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최근 50년간 이 귀금속들은 오일쇼크, 금융위기, 팬데믹 등 다양한 경제적 변동 속에서 독특한 가치 변화를 보여왔습니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중단 선언 이후부터 현재까지, 금과 은은 달러 가치,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움직여왔습니다. 오늘의 분석에서는 이러한 50년간의 흐름을 시대별로 살펴보고, 주요 경제 지표와의 연관성,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금 가격과 은가격의 50년 흐름 분석을 연상하는 이미지

1. 역시적 비교 : 시대별 금·은값 변화 흐름

① 금본위제 붕괴와 1970년대 급등기
  - 1971년은 금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해였습니다. 8월 15일,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달러와 금의 교환, 즉 금태환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를 의미했으며, 금 가격이 고정 환율(당시 1온스=35달러) 에서 벗어나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 이 결정 이후 금과 은의 가격은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1970년대 초반 온스당 35달러였던 금 가격은 오일쇼크와 인플레이션, 베트남 전쟁 비용 등으로 인한 미국 재정적자 확대로 1980년대 초에는 온스당 약 85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같은 시기 은 가격도 1973년 말 온스당 2.90달러에서 1979년 말 19달러, 1980년 초에는 무려 5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러한 급등에는 헌트 형제의 은 시장 조작 시도도 한몫했습니다.
② 1980~2000년대 : 조정과 안정기
  - 1980년대 초반의 고점 이후 금과 은 가격은 하락하여 상대적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금 가격은 대체로 온스당 300-500달러 범위에서 움직였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가 호황기를 누리고 달러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되었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2001년 9.11 테러는 이러한 안정기에 균열을 가져왔습니다. 테러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인하하고 달러 공급을 늘렸으며, 이에 따라 금 가격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 금 시세는 g당 5-6만원 수준이었습니다.

③ 2008년 금융위기와 급등기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 시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했습니다. 이는 달러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유발했고, 결과적으로 금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 2008-2011년 사이 금 가격은 약 170% 상승했으며, 은 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은 450%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2011년 금 가격은 온스당 약 1,92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시기 은은 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④ 2012~2019년 : 조정기
  - 2012년 후반부터는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강화되고 금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었습니다. 2013-2018년 사이 금 가격은 주로 1,100-1,300달러 범위에서 변동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 자산을 사들이면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이는 금값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⑤ 2020년 이후 : 팬데믹과 새로운 상승기
  -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에 대응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전례 없는 규모의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미 연준은 "무제한으로 달러를 찍어서 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유동성 공급 확대는 금 가격의 급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 2020년 이후 금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여 2024년 3월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25년 4월 현재는 온스당 2,80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적 고점을 계속 경신하고 있습니다.

  - 은 가격도 2020년 이후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2025년 은 가격은 온스당 33-56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국내 시세로는 g당 2,000원-2,600원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 달러 연동 : 금·은값과 달러 가치의 관계

① 역상관관계의 형성
  - 금본위제 붕괴 이후, 금과 달러는 대체로 역상관관계를 형성했습니다. 달러 인덱스가 상승하면 금 가격은 하락하고,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면 금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금 선물이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미국 외 투자자들은 금을 비싸게 사야 하므로 수요가 줄어드는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됩니다.

  - "1971년 미국 정부가 금 본위제를 폐지한 이후 기축 통화인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금의 가치가 떨어졌고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면 위험을 회피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금값이 올랐습니다".

  - 실제 데이터 분석에서도 이러한 관계가 확인됩니다. 2000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달러 인덱스가 1% 하락하면 금값은 1.3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② 패턴의 일시적 변화
  - 흥미롭게도 금과 달러의 관계는 항상 일정하지는 않았습니다. 2015년부터 2022년 4월까지는 달러와 금이 같이 오르고 같이 내리는 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전통적인 역상관관계와는 다른 특이한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4월부터는 다시 전통적인 역상관관계로 돌아갔습니다.

  - "2015년부터 2022년 4월까지 함께 가던 달러와 금은 별안간 이별(?)을 선언하고 급격하게 반대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③ 은의 독특한 특성
  - 은은 기본적으로 금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산업용 수요가 높다는 특성으로 인해 경기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은은 금보다 변동성이 크고 경기 민감도도 높아 단기 급락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는 은이 달러와의 관계 외에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다른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은은 변동성이 크고 경기 민감도도 높아 단기 급락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④ 2025년 현재의 달러-금 관계
  - 2025년 초 현재,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달러 가치 하락은 금값 상승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VanEck의 전략가들은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금 가격 상승을 더욱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특히 주목할 점은 현재 진행 중인 금의 상승장이 과거와 달리 극심한 달러 약세나 글로벌 금융위기 없이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달러의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서서히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3. 인플레이션 : 금·은의 전통적인 헤지 수단

①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 분석
  - 금은 오랫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표적인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금 가격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1% 오르면 금값은 3.3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금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레버리지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금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상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 그러나 금의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만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TCW그룹의 캠벨 하베이와 클로드 어브 듀크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최소 100년 이상의 장기 시계를 고려할 때만 성립했습니다.

  - 지난 50년 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 대비 금 가격 비율은 1에서 8.4 사이를 오르내렸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했음을 시사합니다.

② 금과 은의 장기 수익률
  - 금본위제 폐지 이후 50년 동안 금 가격의 연평균 복합 수익률은 약 8%입니다. 같은 기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 3.9%, 글로벌 명목 GDP는 7.8% 성장했습니다. 즉, 금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초과하는 수익을 제공했으며, 세계 경제 성장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 그러나 이러한 수익률도 시기에 따라 크게 달랐습니다. 닉슨의 금태환 포기 선언 직후 첫 10년간의 높은 수익률을 제외하면, 나머지 40년 동안의 금 가격 상승분은 연율 3.6%로 S&P500의 12.2%, 중기국채의 8.2%에 비해 낮았습니다.

  - 세계금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5-2040년 금의 예상 수익률은 연평균 약 5.2%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명목 GDP 성장률과 동일한 수준입니다.

  - 은의 경우 2025년 수익률은 약 35%, 금은 약 14%로 전망되어, 은이 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③ 실질금리와 금값의 관계
  - 금값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실질금리입니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뺀 값으로, '실제로 느껴지는 금리'를 의미합니다. (실질금리 = 명목금리 - 인플레이션율)

  - 실질금리가 높을 때는 은행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므로 금의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반대로 실질금리가 낮거나 마이너스일 때는 금과 같은 실물자산의 매력이 높아집니다.

  - "실질금리가 높아졌다는 의미는 은행에서 주는 이율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다는 의미, 즉 실질금리가 높을 땐 굳이 어렵게 투자 공부를 해서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보다는 은행 예적금 상품에 가입만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금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죠".

④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
  -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현상 중 하나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225톤, 150억 달러어치의 금을 매입해 관련 통계 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으며, 폴란드도 130톤의 금을 사들였습니다.

  -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지난 2년간 해마다 1천 톤 이상의 금을 사들였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쟁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 약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쟁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에 대한 방증으로 해석됩니다".

4. 결론

  - 지난 50년간 금과 은의 가격 흐름을 분석해보면, 이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 달러 가치,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을 받으며 독특한 패턴을 형성해왔습니다. 금본위제 폐지 이후 금과 은은 더 이상 화폐 그 자체가 아닌 투자 자산으로 변모했지만, 여전히 경제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시기에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1971년 이후 50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금과 은은 경제 위기와 인플레이션 고조 시기에 특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주요 경제적 충격 시기에 금과 은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2025년 현재,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국 달러의 위상 약화,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금과 은은 다시 한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은은 산업용 수요 증가와 투자 수요가 겹치면서 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금과 은에 투자할 때는 단기적인 시세 변동보다는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분산과 리스크 헤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은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ETF, 적립식, 금과의 분산 전략을 고려해야 합니다.

  - "은은 변동성이 크고 경기 민감도도 높아 단기 급락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실물 보관 비용, 유통 스프레드, 세금 등 현실적 리스크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ETF·적립식·금과의 분산 전략이 필수입니다".

  - 결국 50년의 역사가 보여주듯, 금과 은은 경제 사이클의 변화 속에서 그 가치를 발휘해왔으며, 향후에도 통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들 귀금속의 가격 변동 요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투자 목적과 시간 지평에 맞게 적절한 비중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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